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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우병의 발생 원인, 관절 출혈, 응고인자 제제

by 부단자 2025. 11. 14.

혈우병은 혈액 응고에 필요한 응고인자가 결핍되어 출혈이 멈추지 않는 유전성 출혈 질환입니다. 정상인은 상처가 나면 혈소판이 모여 지혈을 하지만, 혈우병 환자는 응고인자 부족으로 지혈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는 혈우병의 발생 원인과 특징적인 증상인 관절 출혈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그리고 지속형 응고인자 제제와 에미시주맙 주사, 유전자 치료 등 한층 발전된 치료법을 소개합니다.

자주 움직이고 체중 부하가 걸려 관절 출혈이 자주 일어나는 무릎 관절

혈우병의 발생 원인

작은 상처에도 피가 멈추지 않아 병원을 찾아야 하거나, 특별한 이유 없이 관절이 붓고 아프다면 혈우병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혈우병은 혈액 응고에 필요한 응고인자가 결핍되어 출혈이 쉽게 멈추지 않는 유전성 출혈 질환입니다. 정상적인 사람의 경우 상처가 나면 수분 내에 출혈이 멈추지만, 혈우병 환자는 작은 상처에도 출혈이 몇 시간에서 며칠까지 지속될 수 있습니다. 혈우병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정상적인 혈액 응고 과정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 몸에 상처가 생겨 혈관이 손상되면 복잡한 지혈 과정이 시작됩니다. 첫 번째 단계는 혈관 수축입니다. 손상된 혈관이 즉시 수축하여 출혈량을 줄입니다. 두 번째 단계는 일차 지혈입니다. 혈액 속을 떠다니던 혈소판이 손상 부위로 몰려들어 서로 엉겨 붙으면서 느슨한 마개를 형성합니다.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 세 번째 단계인 이차 지혈이 필요합니다. 혈액 속에는 1번부터 13번까지 번호가 매겨진 여러 응고인자들이 떠다니고 있습니다. 이들 응고인자는 대부분 간에서 만들어지는 단백질로, 평소에는 비활성 상태로 존재하다가 출혈이 생기면 순차적으로 활성화되는 연쇄 반응을 일으킵니다. 이 과정을 응고 폭포 반응이라고 부르는데, 마치 도미노가 쓰러지듯 한 응고인자가 다음 응고인자를 활성화시키는 방식입니다. 이 복잡한 과정의 최종 결과물은 피브린이라는 섬유 단백질입니다. 피브린은 그물망처럼 엉켜서 혈소판 마개 위를 덮어 단단한 혈전을 만듭니다. 이렇게 형성된 혈전이 상처 부위를 완전히 막아 출혈을 멈추게 합니다. 혈우병의 발생 원인은 이 응고 폭포 반응 중 특정 응고인자가 부족하거나 없기 때문입니다. 혈우병은 크게 혈우병 A와 혈우병 B로 나뉩니다. 혈우병 A는 8번 응고인자가 결핍된 경우로, 전체 혈우병의 약 80퍼센트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유형입니다. 혈우병 B는 9번 응고인자가 결핍된 경우로 약 20퍼센트를 차지하며, 크리스마스병이라고도 불립니다. 매우 드물게 11번 응고인자가 부족한 혈우병 C도 있지만 증상이 경미하고 유전 방식도 다릅니다. 혈우병은 유전 질환입니다. 8번과 9번 응고인자를 만드는 유전자는 X염색체에 위치합니다. 사람은 성염색체를 두 개 가지고 있는데, 여성은 XX, 남성은 XY입니다. 혈우병은 X염색체 열성 유전 방식으로 전달됩니다. 남성은 X염색체를 하나만 가지고 있어서 그 X염색체에 혈우병 유전자가 있으면 반드시 발병합니다. 반면 여성은 X염색체를 두 개 가지고 있어서 하나에만 혈우병 유전자가 있으면 다른 정상 X염색체가 보상해 주기 때문에 발병하지 않고 보인자가 됩니다. 보인자인 어머니와 정상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은 50퍼센트 확률로 혈우병에 걸리고, 딸은 50퍼센트 확률로 보인자가 됩니다. 혈우병 환자인 아버지와 정상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은 모두 정상이지만, 딸은 모두 보인자가 됩니다. 여성 혈우병 환자가 매우 드문 이유는 혈우병 환자 아버지와 보인자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보인자 여성도 응고인자 수치가 낮은 경우 경미한 출혈 증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혈우병의 유병률은 남성 1만 명당 약 1명에서 2명 정도입니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약 2천 명에서 3천 명의 혈우병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혈우병의 중증도는 혈액 속 응고인자 수치에 따라 분류됩니다. 정상인의 응고인자 수치를 100퍼센트로 봤을 때, 1퍼센트 미만이면 중증, 1퍼센트에서 5퍼센트까지는 중등증, 5퍼센트 이상이면 경증으로 구분합니다. 중증 환자는 특별한 외상 없이도 자연 출혈이 자주 발생하며, 경증 환자는 수술이나 심한 외상 후에만 출혈 문제가 생깁니다.

관절 출혈

혈우병의 증상은 응고인자 수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납니다. 중증 혈우병 환자는 생후 몇 개월부터 증상이 시작됩니다. 아기가 기기 시작하고 걷기 시작하면서 넘어지거나 부딪히면 피부에 멍이 쉽게 들고, 입안을 다쳤을 때 출혈이 오래 지속됩니다. 작은 상처에도 피가 멈추지 않아 부모가 놀라서 병원을 찾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장 특징적이고 심각한 증상은 관절 출혈입니다. 혈우병 환자의 약 80퍼센트가 관절 출혈을 경험하며, 이는 혈우병의 가장 흔한 출혈 부위입니다. 특별한 외상이 없어도 관절 안의 활막에서 저절로 출혈이 일어납니다. 주로 무릎과 팔꿈치, 발목 같이 자주 움직이고 체중 부하가 걸리는 큰 관절에서 발생합니다. 관절 출혈이 생기면 해당 관절이 갑자기 붓고 뜨거워지며 심한 통증이 생깁니다. 관절을 움직이기 어렵고, 걷거나 팔을 구부리는 것조차 힘들어집니다. 열이 나고 전신 상태가 나빠지기도 합니다. 치료하지 않으면 출혈이 며칠에서 몇 주까지 지속되며, 혈액이 관절 안에 고이면서 관절 조직을 손상시킵니다. 더 큰 문제는 반복적인 관절 출혈입니다. 한번 출혈이 생긴 관절은 활막이 두꺼워지고 혈관이 늘어나면서 더 쉽게 출혈이 재발합니다. 이것을 표적 관절이라고 부르는데, 같은 관절에서 6개월 내에 3회 이상 출혈이 반복되는 경우입니다. 반복적인 출혈로 관절 연골이 손상되고 뼈가 변형되면서 혈우병성 관절병증이 발생합니다. 관절이 굳어지고 변형되어 정상적으로 움직일 수 없게 되며, 만성 통증에 시달리게 됩니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환자들은 어린 나이에 관절 장애로 휠체어 생활을 하게 되기도 합니다. 근육 출혈도 흔합니다. 넘어지거나 부딪힌 후 근육 안에서 출혈이 생겨 혹처럼 부풀어 오르고 통증이 생깁니다. 특히 위험한 것은 장요근 출혈입니다. 장요근은 척추와 골반, 대퇴골을 연결하는 깊은 곳에 있는 큰 근육인데, 여기에 출혈이 생기면 엄청난 양의 피가 고일 수 있습니다. 다리를 움직이지 못하고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출혈이 많으면 쇼크에 빠질 수 있습니다. 또한 근처를 지나는 대퇴 신경을 압박하여 신경 손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구강 출혈도 문제입니다. 이가 빠지거나 혀를 깨물었을 때, 치과 치료 후 출혈이 멈추지 않습니다. 특히 혀 밑에 출혈이 생기면 혈종이 기도를 막아 호흡곤란을 일으킬 수 있어 응급 상황입니다. 잇몸에서 지속적으로 피가 나는 것도 흔한 증상입니다. 코피도 자주 나고 한번 나면 오래 지속됩니다.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혈뇨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특별한 외상이나 감염 없이 신장이나 요로에서 출혈이 생길 수 있습니다. 대변에 피가 섞이는 위장관 출혈도 발생할 수 있는데, 위궤양이나 치질 같은 다른 원인과 감별이 필요합니다. 가장 위험한 것은 뇌출혈입니다. 혈우병 환자에게 뇌출혈은 사망의 주요 원인 중 하나입니다. 머리를 다친 후에 발생할 수도 있지만, 특별한 외상 없이도 자연적으로 생길 수 있습니다. 두통이나 구토, 의식 저하, 경련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응고인자를 투여하고 뇌 영상 검사를 해야 합니다. 신생아 시기에는 분만 중 머리에 가해지는 압력 때문에 두개내 출혈 위험이 있습니다. 수술이나 발치 같은 침습적 시술 후 출혈도 문제입니다. 정상인은 수술 후 며칠이면 출혈이 멈추지만, 혈우병 환자는 적절한 응고인자 보충 없이 시술을 받으면 출혈이 계속되어 생명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피부에 멍이 쉽게 들고 크게 퍼집니다. 가벼운 충격에도 넓은 범위에 멍이 생기며, 색깔도 진하고 사라지는 데 오래 걸립니다. 예방접종 후 주사 부위에 큰 혈종이 생기기도 합니다.

응고인자 제제

혈우병의 진단은 혈액 검사로 이루어집니다. 출혈 증상이 있거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혈액을 채취하여 응고 검사를 시행합니다. 먼저 선별 검사로 프로트롬빈 시간과 활성화 부분 트롬보플라스틴 시간을 측정합니다. 혈우병 환자는 활성화 부분 트롬보플라스틴 시간이 연장되어 나타납니다. 이것만으로는 혈우병을 확진할 수 없어 추가로 각 응고인자의 수치를 정밀하게 측정합니다. 8번 응고인자 활성도가 낮으면 혈우병 A, 9번 응고인자 활성도가 낮으면 혈우병 B로 진단합니다. 가족 중에 혈우병 환자가 있는 경우 산전 진단이 가능합니다. 임신 중 양수 검사나 융모막 검사를 통해 태아의 유전자를 분석하여 혈우병 여부를 미리 알 수 있습니다. 출산 전에 혈우병을 알고 있으면 분만 방법을 신중히 결정하고 출생 직후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혈우병의 치료는 결핍된 응고인자를 보충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이것을 대체 요법이라고 합니다. 혈액에서 추출하거나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만든 응고인자 제제를 정맥 주사로 투여합니다. 과거에는 사람의 혈액에서 추출한 혈장 유래 제제만 있었지만, 현재는 유전자 재조합 제제가 주로 사용됩니다. 유전자 재조합 제제는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없고 순도가 높아 더 안전합니다. 대체 요법에는 두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요구 치료는 출혈이 생겼을 때 응고인자를 투여하는 방법입니다. 관절 출혈이나 근육 출혈이 발생하면 즉시 응고인자를 주사하여 출혈을 멈추게 합니다. 빨리 투여할수록 효과가 좋고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예방 요법은 출혈이 생기기 전에 정기적으로 응고인자를 투여하여 출혈 자체를 예방하는 방법입니다. 일주일에 2회에서 3회 정도 응고인자를 주사하여 혈중 농도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합니다. 예방 요법을 하면 자연 출혈과 관절 출혈이 크게 감소하여 관절 손상을 막을 수 있습니다. 현재 중증 혈우병 환자에게는 예방 요법이 표준 치료로 권장됩니다. 특히 어린 나이부터 예방 요법을 시작하면 관절을 거의 정상으로 보존할 수 있습니다. 응고인자 제제의 단점은 반감기가 짧아 자주 주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8번 응고인자는 반감기가 약 12시간, 9번 응고인자는 약 24시간이어서 예방 요법을 위해 일주일에 여러 번 정맥 주사를 맞아야 합니다. 이는 환자와 가족에게 큰 부담입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반감기를 연장한 지속형 응고인자 제제가 개발되었습니다. 단백질 구조를 변형하거나 다른 물질을 결합시켜 체내에서 더 오래 지속되도록 만든 것입니다. 지속형 제제를 사용하면 주사 횟수를 일주일에 1회에서 2회로 줄일 수 있어 환자의 삶의 질이 크게 향상됩니다. 에미시주맙은 혈우병 A 치료의 획기적인 발전입니다. 이것은 응고인자가 아니라 이중특이 항체로, 8번 응고인자가 하는 역할을 대신합니다. 가장 큰 장점은 피하 주사로 투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정맥 주사가 어려운 어린 아이들이나 혈관 확보가 힘든 환자들에게 매우 유용합니다. 또한 반감기가 매우 길어 1주에서 4주에 한 번만 주사하면 됩니다. 예방 요법의 효과도 뛰어나 출혈 빈도를 크게 줄입니다. 단, 혈우병 A에만 사용할 수 있고 혈우병 B에는 효과가 없습니다. 유전자 치료는 혈우병 치료의 미래입니다. 정상 응고인자 유전자를 환자의 세포에 삽입하여 스스로 응고인자를 만들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바이러스 벡터에 정상 유전자를 실어 간세포에 전달하면 간에서 응고인자를 생산하기 시작합니다. 최근 임상 시험에서 유전자 치료를 받은 환자들이 수년간 정상 수준의 응고인자를 유지하며 주사 없이 생활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아직 장기적인 안전성과 효과를 확인하는 단계이지만, 혈우병을 완치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023년에 미국 식품의약국과 유럽 의약품청에서 혈우병 B 유전자 치료제를 승인하였고, 혈우병 A 유전자 치료제도 곧 승인될 전망입니다.

요약

혈우병은 혈액 응고에 필요한 응고인자 결핍으로 출혈이 멈추지 않는 유전성 질환입니다. 혈우병 A는 8번 응고인자 결핍으로 전체의 80퍼센트를 차지하고, 혈우병 B는 9번 응고인자 결핍으로 20퍼센트를 차지하며, X염색체 열성 유전으로 주로 남성에게 발병합니다. 주요 증상은 작은 상처에도 출혈이 오래 지속되고, 관절 출혈로 무릎과 팔꿈치, 발목이 붓고 통증이 발생합니다. 이것이 반복되면 혈우병성 관절병증이 발생하고, 근육 출혈과 혈뇨, 구강 출혈, 코피가 나타나며 심한 경우 뇌출혈로 생명이 위험할 수 있습니다. 진단은 활성화 부분 트롬보플라스틴 시간 연장과 응고인자 수치 측정으로 확정하며, 유전자 검사로 정확한 돌연변이를 확인하고 산전 진단도 가능합니다. 치료는 결핍된 응고인자를 정맥 주사로 보충하는 대체 요법이 기본이며, 출혈 시 치료하는 요구 치료와 출혈 예방을 위해 정기적으로 주사하는 예방 요법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반감기가 긴 지속형 응고인자 제제와 피하 주사가 가능한 에미시주맙, 한 번의 투여로 수년간 효과가 지속되는 유전자 치료가 개발되어 환자들이 정상에 가까운 삶을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