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은 뇌의 도파민 신경세포가 점진적으로 소실되면서 발생하는 퇴행성 뇌 질환입니다. 이 글에서는 파킨슨병의 정의와 도파민의 역할, 발병 원인을 알아보고, 운동 증상과 비운동 증상에 대해 상세히 설명합니다. 파킨슨병은 완치는 어려운 질환이지만 조기에 발견하여 적절한 약물 치료와 재활 치료를 병행하면 증상을 효과적으로 조절하고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파킨슨병
파킨슨병은 영국의 의사 제임스 파킨슨이 1817년 처음 보고한 질환으로, 뇌의 중뇌에 위치한 흑질이라는 부위의 도파민 신경세포가 서서히 죽어가면서 발생합니다. 도파민은 뇌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로 운동 조절과 감정, 인지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정상적으로 흑질에는 약 50만 개의 도파민 신경세포가 있는데, 파킨슨병 환자는 이 세포들이 점진적으로 파괴되면서 도파민 생성이 감소합니다. 특징적인 운동 증상이 나타나는 시점에는 이미 도파민 신경세포의 약 60%에서 80%가 소실되고 뇌의 도파민 농도가 정상의 20%에서 30%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입니다. 도파민은 기저핵이라는 뇌 구조에서 운동을 원활하게 조절하는 데 필수적인데, 도파민이 부족해지면 운동 개시가 어려워지고 움직임이 느려지며 근육이 경직됩니다. 파킨슨병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대부분은 특발성으로 발생하며 약 10%에서 15% 정도만 유전적 요인이 관여합니다. 나이가 가장 중요한 위험 요인으로, 60세 이상에서 발병률이 급격히 증가하며 80세 이상 인구의 약 2%에서 3%가 파킨슨병을 앓고 있습니다. 남성이 여성보다 약 1.5배 발병률이 높으며, 가족력이 있으면 위험이 약간 증가합니다. 환경적 요인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농약이나 제초제 같은 화학 물질에 장기간 노출되거나 중금속에 접촉한 경우 위험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커피나 녹차를 규칙적으로 마시는 사람이나 흡연자는 파킨슨병 발병률이 낮다는 연구 결과도 있지만, 흡연의 다른 건강 위해성을 고려하면 예방 목적으로 흡연을 권장할 수는 없습니다. 파킨슨병 신경세포에서는 알파-시누클레인이라는 비정상적인 단백질이 축적된 루이소체가 관찰되는데, 이것이 신경세포 손상에 관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한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과 산화 스트레스, 염증 반응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신경세포 사멸을 유발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파킨슨병은 매우 서서히 진행되는 질환으로, 임상 증상이 나타나기 수년에서 수십 년 전부터 뇌의 병리학적 변화가 시작됩니다. 초기에는 증상이 한쪽 팔이나 다리에만 나타나다가 점차 반대편으로 퍼지며, 질환이 진행되면서 양측 모두 영향을 받게 됩니다. 파킨슨병의 진행 정도를 평가하는 호엔-야 척도는 1단계에서 5단계로 구분되는데, 1단계는 한쪽만 증상이 있는 경우, 2단계는 양측에 증상이 있지만 균형은 정상인 경우, 3단계는 자세 불안정이 생기지만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한 경우, 4단계는 심각한 장애가 있어 도움이 필요한 경우, 5단계는 휠체어나 침상 생활을 하는 경우입니다.
운동 증상
파킨슨병의 4대 주요 운동 증상은 진전과 경직, 서동증, 자세 불안정입니다. 진전은 떨림 증상으로, 파킨슨병에서 가장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환자의 약 70%에서 80%가 경험합니다. 특징적으로 안정 시 떨림이 나타나는데, 가만히 앉아있거나 누워있을 때 손이나 발이 떨리고 움직이려고 하면 떨림이 감소하거나 사라집니다. 엄지와 검지 손가락을 마치 알약을 비비는 것처럼 움직이는 환약 굴리기 진전이 전형적이며, 초기에는 한쪽 손에서만 나타나다가 진행되면서 반대쪽이나 턱, 입술로 퍼질 수 있습니다. 감정적 스트레스를 받거나 피곤할 때 떨림이 심해지고 수면 중에는 사라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경직은 근육이 뻣뻣하게 굳는 증상으로, 다른 사람이 환자의 팔이나 다리를 움직여보면 마치 톱니바퀴가 맞물리듯 뚝뚝 끊기는 느낌이 있습니다. 목과 어깨, 허리 근육이 경직되면 통증이 생기고 자세가 구부정해지며, 얼굴 근육이 경직되면 표정이 없어지고 무표정하게 보이는 가면 얼굴이 됩니다. 서동증은 움직임이 느려지는 증상으로 파킨슨병의 가장 핵심적인 증상입니다. 걷기 시작하는 것이 어렵고 보폭이 좁아지며 걸음걸이가 느려지고, 팔을 흔들며 걷는 동작이 줄어들거나 없어집니다. 글씨를 쓰면 점점 작아지는 소자증이 나타나고, 단추를 잠그거나 옷을 입는 것 같은 일상 동작이 느려지며, 목소리가 작아지고 발음이 불명확해집니다. 얼굴 표정 변화가 느리고 눈 깜빡임 횟수도 감소합니다. 자세 불안정은 균형을 유지하기 어려워지는 증상으로, 주로 질환이 어느 정도 진행된 후 나타납니다. 서 있을 때 몸이 앞으로 기울고 뒤로 밀면 중심을 잡지 못해 뒤로 넘어질 수 있으며, 방향을 바꾸거나 돌 때 균형을 잃기 쉬워 낙상 위험이 높습니다. 보행 시 작은 보폭으로 종종걸음을 치거나 갑자기 발이 땅에 붙어 떨어지지 않는 동결 현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운동 증상이 동반되는데, 침을 삼키는 기능이 저하되어 침을 흘리거나 음식을 먹을 때 사레가 잘 들고, 소변을 자주 보거나 급박뇨가 생기며, 기립성 저혈압으로 갑자기 일어설 때 어지럽거나 실신할 수 있습니다. 비운동 증상도 매우 흔하고 중요한데, 운동 증상보다 수년 먼저 나타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후각 기능 저하는 환자의 약 90%에서 나타나며, 냄새를 잘 맡지 못하거나 구별하기 어려워집니다. 변비는 가장 흔한 비운동 증상 중 하나로, 장 운동이 느려지면서 발생하며 일부 환자는 운동 증상이 나타나기 10년 이상 전부터 변비를 경험합니다. 또한 렘수면 행동 장애로 꿈을 꾸면서 소리를 지르거나 팔다리를 심하게 움직이고, 불면증이나 주간 졸음증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우울증은 환자의 약 40%에서 50%가 경험하며, 의욕 저하와 무관심, 불안감이 동반됩니다. 인지 기능 장애도 점차 나타나 집중력이나 기억력이 떨어지고, 질환이 진행되면 일부는 파킨슨병 치매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환각이나 망상 같은 정신 증상이 생기기도 하는데, 특히 약물 복용과 관련하여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약물 치료와 재활
파킨슨병의 치료 목표는 부족한 도파민을 보충하거나 도파민 작용을 강화하여 증상을 조절하고 일상생활 능력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약물 치료는 파킨슨병의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치료 방법으로, 가장 효과적인 약물은 레보도파입니다. 레보도파는 도파민의 전구물질로 뇌로 들어가 도파민으로 전환되어 부족한 도파민을 보충합니다. 카비도파나 벤세라자이드 같은 탈탄산효소 억제제와 함께 복용하여 레보도파가 뇌에 도달하기 전에 말초에서 도파민으로 전환되는 것을 막습니다. 레보도파는 운동 증상 개선에 매우 효과적이지만 장기간 복용하면 약효 시간이 짧아지는 소진 현상과 몸이 저절로 움직이는 이상운동증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젊은 환자는 가능한 한 레보도파 사용을 늦추고 다른 약물로 먼저 치료하기도 합니다. 도파민 작용제는 뇌에서 도파민 수용체를 직접 자극하여 도파민과 같은 효과를 내는 약물로, 프라미펙솔이나 로피니롤, 로티고틴 같은 약제가 있습니다. 레보도파보다 효과는 약하지만 작용 시간이 길고 이상운동증 발생 위험이 낮아 초기 치료나 젊은 환자에게 선호됩니다. 부작용으로 오심이나 어지럼증, 환각이 나타날 수 있으며, 드물게 충동 조절 장애로 도박이나 쇼핑, 성욕 항진 같은 증상이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MAO-B 억제제인 셀레길린이나 라사길린은 뇌에서 도파민을 분해하는 효소를 억제하여 도파민 농도를 유지합니다. 단독으로는 효과가 약하지만 레보도파와 병용하면 레보도파 용량을 줄이고 약효를 연장할 수 있습니다. COMT 억제제인 엔타카폰이나 톨카폰도 도파민 분해를 억제하여 레보도파의 효과를 강화하고 지속 시간을 늘립니다. 항콜린제는 도파민과 아세틸콜린의 균형을 맞추는 약물로, 주로 젊은 환자의 진전 치료에 사용되지만 입 마름이나 변비, 인지 기능 저하 같은 부작용이 있어 고령 환자에게는 사용을 피합니다. 아만타딘은 도파민 분비를 촉진하고 레보도파로 인한 이상운동증을 줄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약물 치료는 환자의 나이와 증상 정도, 직업, 생활 패턴을 고려하여 개별화되며, 질환이 진행되면서 약물 종류와 용량을 조절해야 합니다. 레보도파를 장기간 복용하면 약효 소진 현상으로 한 번 복용한 약의 효과가 다음 복용 시간까지 지속되지 않아 약효가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증상 차이가 심해지는 운동 동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복용 횟수를 늘리거나 서방형 제제를 사용하고, 도파민 작용제나 COMT 억제제를 추가합니다. 수술적 치료는 약물 치료로 증상 조절이 어렵거나 부작용이 심한 경우 고려됩니다. 뇌심부자극술은 뇌의 특정 부위에 전극을 삽입하고 가슴에 자극기를 이식하여 전기 자극으로 비정상적인 뇌 신호를 조절하는 방법입니다. 약물 반응이 좋았던 환자에서 효과가 좋으며, 운동 증상과 운동 동요를 개선하고 약물 용량을 줄일 수 있습니다. 치매나 심각한 정신 증상이 없고 전신 상태가 양호한 환자가 적응증이 됩니다. 재활 치료도 매우 중요한데, 규칙적인 운동은 근력과 유연성, 균형 감각을 유지하고 낙상을 예방합니다. 걷기나 수영, 자전거 타기 같은 유산소 운동과 스트레칭, 근력 운동을 주 3회에서 5회 정도 시행하며, 태극권이나 요가도 도움이 됩니다. 물리치료사의 지도를 받아 보행 훈련과 균형 훈련을 하고, 작업치료로 일상생활 동작을 연습합니다. 언어치료는 목소리가 작아지고 발음이 불명확해지는 증상을 개선하며, 삼킴 곤란이 있으면 삼킴 치료를 받습니다. 영양 관리도 중요한데, 충분한 열량과 단백질을 섭취하되 레보도파는 단백질과 함께 흡수되므로 약 복용 30분 전후에는 고단백 식사를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충분한 수분과 식이섬유를 섭취하여 변비를 예방하고, 낙상 방지를 위해 집안의 장애물을 제거하고 미끄럼 방지 매트를 깔며 손잡이를 설치합니다.
요약
파킨슨병은 뇌의 도파민 신경세포가 소실되면서 발생하는 퇴행성 질환으로, 60세 이상에서 주로 발병하며 나이와 유전, 환경적 요인이 영향을 미칩니다. 주요 운동 증상으로는 안정 시 진전과 근육 경직, 서동증, 자세 불안정이 있으며, 비운동 증상으로 후각 저하와 변비, 수면 장애, 우울증, 인지 기능 저하 등이 나타납니다. 진전은 가만히 있을 때 손이 떨리는 증상이고, 경직은 근육이 뻣뻣해지며, 서동증은 움직임이 느려지고, 자세 불안정은 균형을 잃기 쉬운 증상입니다. 치료는 레보도파를 중심으로 한 약물 치료가 기본이며, 레보도파는 뇌에서 도파민으로 전환되어 부족한 도파민을 보충하지만 장기간 사용 시 약효 소진과 이상운동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도파민 작용제와 MAO-B 억제제, COMT 억제제 등을 병용하여 효과를 높이고, 약물 치료로 조절이 어려운 경우 뇌심부자극술 같은 수술적 치료를 고려합니다. 규칙적인 운동과 물리치료, 작업치료, 언어치료를 병행하면 증상 개선과 기능 유지에 도움이 되며, 영양 관리와 낙상 예방, 정기적인 진료로 합병증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