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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 차이점, 염증 조절

by 부단자 2025. 10. 11.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은 염증성 장 질환이라는 같은 범주에 속하지만 발생 위치와 병변 양상, 증상이 서로 다른 별개의 질환입니다. 두 질환 모두 장에 만성적인 염증이 발생하여 복통과 설사, 혈변 같은 증상이 나타나며, 젊은 나이에 발병하여 평생 관리가 필요한 난치성 질환입니다. 이 글에서는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의 발생 원인을 살펴보고, 주요 차이점을 분석합니다. 그리고 공통 치료 목표인 염증 조절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각각의 치료 방향과 합병증 관리 전략을 제시하겠습니다.

크론병 발생 위험이 2배 3배 높고 질병 경과도 더 나쁜 흡연자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

염증성 장 질환은 장에 만성적인 염증이 발생하여 궤양과 출혈을 일으키는 질환군을 총칭하는 용어로,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이 대표적입니다. 두 질환 모두 정확한 원인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소인을 가진 사람이 환경적 요인에 노출되면서 면역 체계가 장 내 정상 세균이나 음식물을 외부 침입자로 잘못 인식하여 과도한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즉, 자가면역 질환의 일종으로 우리 몸의 면역 체계가 자신의 장을 공격하여 만성 염증을 유발합니다. 유전적 요인은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일란성쌍둥이 중 한 명이 크론병이면 다른 한 명도 발병할 확률이 약 50%에 달하며, 궤양성 대장염도 약 15%의 일치율을 보입니다. 가족 중에 염증성 장 질환 환자가 있으면 발병 위험이 5배에서 20배 증가하며, NOD2 유전자 같은 특정 유전자 변이가 크론병 발생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환경적으로는 서구화된 식습관과 생활 방식이 발병률 증가와 관련이 있습니다. 고지방 고단백 식단과 가공식품 섭취 증가, 식이섬유 섭취 감소가 장내 미생물 균형을 깨뜨리고 장점막 장벽을 약화시켜 염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흡연은 크론병의 중요한 위험 요인으로,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크론병 발생 위험이 2배에서 3배 높고 질병 경과도 더 나쁩니다. 흥미롭게도 궤양성 대장염은 반대로 비흡연자에게서 더 많이 발생하고 흡연이 증상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지만, 흡연의 위해성이 훨씬 크기 때문에 치료 목적으로 권장되지는 않습니다. 항생제 사용도 장내 미생물 균형을 변화시켜 염증성 장 질환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으며, 특히 어린 시절 반복적인 항생제 노출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위생 가설도 제시되는데, 과도하게 깨끗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면역 체계가 적절히 발달하지 못해 자가면역 질환에 취약해진다는 이론입니다. 실제로 선진국에서 염증성 장 질환 발병률이 높고, 개발도상국도 경제가 발전하면서 환자 수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또한 염증성 장 질환 환자는 장내 유익균이 감소하고 유해균이 증가하여 장내 미생물의 균형이 깨지면서 염증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킵니다. 스트레스나 정서적 요인이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증상을 악화시키고 재발을 촉진할 수 있습니다. 염증성 장 질환은 주로 1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처음 발병하며, 50대에서 60대에 두 번째 발병 정점이 있습니다. 남녀 발생 비율은 비슷하지만 크론병은 여성에게서 약간 많고 궤양성 대장염은 남성에게서 약간 많은 경향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과거 서양에 비해 발생률이 낮았으나 1990년대 이후 급격히 증가하여 현재는 인구 10만 명당 크론병이 약 3명에서 5명, 궤양성 대장염이 약 5명에서 8명 정도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차이점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염증이 발생하는 위치입니다. 궤양성 대장염은 이름 그대로 대장에만 염증이 생기며, 특히 직장에서 시작하여 상행성으로 퍼져나갑니다. 직장만 침범하는 직장염형, 직장에서 S상 결장까지 침범하는 좌측 대장염형, 대장 전체를 침범하는 전대장염형으로 구분되며, 약 50%의 환자가 전대장염형입니다. 중요한 점은 궤양성 대장염은 소장을 침범하지 않고 대장에만 국한되며, 염증이 연속적으로 나타나 중간에 정상 부위 없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반면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관 어디에나 발생할 수 있으며, 가장 흔하게 침범되는 부위는 회맹부라고 하는 소장 끝과 대장 시작 부분입니다. 약 30%에서 40%는 소장만 침범하고, 40%에서 50%는 소장과 대장을 함께 침범하며, 15%에서 20%는 대장만 침범합니다. 크론병의 특징은 불연속적인 병변으로, 염증이 있는 부위와 정상인 부위가 건너뛰기식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병변의 깊이도 다른데, 궤양성 대장염은 장벽의 가장 안쪽 층인 점막과 점막하층에만 염증이 국한되어 비교적 얕은 궤양을 형성합니다. 반면 크론병은 점막층부터 근육층, 장막층까지 장벽 전층을 침범하는 깊은 궤양이 생기며, 이로 인해 장벽이 두꺼워지고 협착이 발생하거나 장벽을 뚫고 나가는 누공이나 농양이 생길 수 있습니다. 내시경 소견에서도 차이점이 있는데, 궤양성 대장염은 장점막이 전체적으로 붉게 부어오르고 쉽게 출혈하며, 작고 얕은 궤양들이 연속적으로 분포합니다. 심하면 점막이 벗겨지고 거짓 폴립이 생기기도 합니다. 크론병은 조약돌 모양의 점막과 깊은 종주 궤양, 아프타성 궤양이 특징적이며, 염증 부위 사이에 정상 점막이 섞여 있는 불연속적 분포를 보입니다. 증상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궤양성 대장염의 주된 증상은 혈변과 설사입니다. 대장 점막의 염증으로 인해 점액과 피가 섞인 묽은 변을 하루 수차례에서 수십 차례 보며, 급박한 배변감과 잔변감이 있고 밤에도 설사 때문에 잠에서 깨는 경우가 많습니다. 복통도 있지만 주로 배변 전 경련성 통증이고 배변 후 완화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증상의 심한 정도에 따라 경증, 중등증, 중증으로 분류되는데, 중증인 경우 하루 6회 이상의 혈변과 발열, 빈맥, 빈혈이 동반됩니다. 크론병도 설사와 복통이 주된 증상이지만 양상이 다릅니다. 설사는 있지만 궤양성 대장염처럼 심한 혈변은 상대적으로 드물고, 대신 만성적인 수양성 설사나 지방변이 나타납니다. 복통은 더 심하고 지속적이며, 특히 식후에 악화되어 음식 섭취를 꺼리게 되고 체중 감소가 흔하게 나타납니다. 우하복부 종괴가 만져지기도 하는데 이는 염증으로 두꺼워진 장이나 농양입니다. 항문 주위 병변도 크론병의 중요한 특징으로, 치루나 치열, 농양이 약 30%의 환자에서 나타나며 때로는 장 증상보다 먼저 발생하기도 합니다. 전신 증상도 차이가 나는데, 크론병 환자는 발열과 야간 발한, 전신 쇠약감이 더 흔하고 영양 결핍이 심합니다. 소장 침범으로 인해 비타민B12나 철분, 칼슘 같은 영양소 흡수가 저하되어 빈혈이나 골다공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장외 증상도 두 질환 모두 나타나지만 빈도에 차이가 있는데, 관절염이나 포도막염 같은 안구 질환, 결절성 홍반이나 괴저성 농피증 같은 피부 질환, 원발성 경화성 담관염 같은 간담도 질환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염증 조절

염증성 장 질환의 진단은 임상 증상과 혈액 검사, 대변 검사, 내시경 검사, 영상 검사를 종합하여 이루어집니다. 혈액 검사에서는 염증 수치인 CRP나 ESR이 상승하고 빈혈이 나타나며, 대변 검사에서는 칼프로텍틴이라는 염증 표지자가 증가합니다. 감염성 장염을 배제하기 위해 대변 배양 검사도 시행합니다. 궤양성 대장염은 대장 내시경으로 진단하는데, 직장에서 시작하여 연속적으로 분포하는 염증과 궤양을 확인하고 조직 검사를 시행합니다. 크론병은 대장 내시경뿐만 아니라 소장 검사도 필요한데, 캡슐 내시경이나 소장 조영술, CT나 MRI 같은 영상 검사로 소장 병변을 확인합니다. 조직 검사 소견도 차이가 있어, 크론병에서는 육아종이라는 특징적인 조직 소견이 약 30%에서 관찰되지만 궤양성 대장염에서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치료 목표는 두 질환 모두 염증을 조절하고 증상을 완화하며 관해를 유도하고 유지하는 것입니다. 경증에서 중등증의 궤양성 대장염은 5-ASA 제제인 메살라진을 사용하는데, 경구 복용과 함께 직장염이나 좌측 대장염인 경우 좌약이나 관장 제제를 병용하면 효과적입니다. 중증이거나 5-ASA에 반응하지 않으면 스테로이드를 사용하여 염증을 빠르게 조절하지만, 장기 사용 시 부작용이 많아 관해 유도 후에는 중단하고 면역조절제로 전환합니다. 크론병은 경증일 때도 5-ASA의 효과가 제한적이어서 초기부터 스테로이드나 면역조절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면역조절제로는 아자치오프린이나 6-MP가 사용되며,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2개월에서 3개월 정도 걸리지만 관해 유지에 효과적입니다. 생물학적 제제는 중등증에서 중증 환자나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난치성 환자에게 사용되는데, 항TNF 제제인 인플릭시맙이나 아달리무맙이 대표적입니다. 최근에는 베돌리주맙이나 우스테키누맙 같은 새로운 생물학적 제제와 토파시티닙 같은 소분자 약물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크론병은 생물학적 제제 사용 빈도가 더 높은데, 협착이나 누공 같은 합병증 예방과 치료에도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영양 요법도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특히 크론병 소아 청소년 환자는 경장 영양 요법만으로도 관해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는데, 궤양성 대장염은 약물 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중증 합병증이 발생하면 대장 전절제술을 시행하며 이론적으로는 완치가 가능합니다. 회장낭-항문 문합술을 시행하면 인공 항문 없이 생활할 수 있습니다. 크론병은 수술 후에도 재발률이 매우 높아 가능한 한 수술을 미루고, 협착으로 장폐색이 반복되거나 누공이나 농양이 생기는 등 합병증이 발생했을 때만 최소한의 절제를 시행합니다. 궤양성 대장염의 급성 합병증으로 독성 거대결장증이 있으며, 대장이 비정상적으로 확장되고 천공될 위험이 있어 응급 수술이 필요합니다. 장기 합병증으로는 대장암 위험 증가가 있어, 발병 8년에서 10년 후부터 정기적인 감시 내시경을 받아야 합니다. 크론병의 합병증은 협착과 누공, 농양이 흔하며, 영양실조와 성장 장애도 문제가 됩니다. 두 질환 모두 장기간 염증이 지속되면 골다공증 위험이 증가하므로 칼슘과 비타민D를 보충하고 골밀도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아야 합니다.

요약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은 염증성 장 질환으로 유전적 소인과 환경적 요인, 면역 이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며, 젊은 나이에 발병하여 평생 관리가 필요합니다. 궤양성 대장염은 대장에만 염증이 생기고 직장에서 시작하여 연속적으로 분포하며 점막층에 국한된 얕은 궤양이 특징이고, 주된 증상은 혈변과 설사입니다.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관 어디에나 발생하며 회맹부를 가장 많이 침범하고, 불연속적 분포와 장벽 전층을 침범하는 깊은 궤양이 특징이며, 복통과 체중 감소, 항문 주위 병변이 흔합니다. 진단은 내시경과 조직 검사, 영상 검사로 이루어지며, 크론병은 소장 검사가 추가로 필요합니다. 궤양성 대장염 치료는 경증에서 중등증은 5-ASA 제제, 중증은 스테로이드와 면역조절제를 사용하며 대장 전절제술로 완치가 가능합니다. 크론병은 초기부터 스테로이드나 면역조절제를 사용하고 생물학적 제제 사용 빈도가 높으며, 수술 후 재발률이 높아 합병증 발생 시에만 최소 절제를 시행합니다. 두 질환 모두 장외 증상과 합병증 관리가 중요하며, 장기간 염증 지속 시 대장암과 골다공증 위험이 증가하므로 정기적인 검진과 예방 전략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