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염은 간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바이러스 감염이나 알코올, 약물, 자가면역 질환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합니다. 특히 바이러스성 간염은 우리나라에서 매우 흔한 질환으로, A형부터 E형까지 다섯 가지 주요 간염 바이러스가 있으며 각각 전파 경로와 증상, 경과가 다릅니다. 이 글에서는 각 간염의 특징과 전파 경로, 증상을 자세히 살펴보고, 예방접종 정보와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예방 수칙을 정리합니다.
간염
간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로 무게가 약 1.2kg에서 1.5kg 정도이며, 오른쪽 갈비뼈 아래에 위치하여 500가지 이상의 중요한 기능을 수행합니다. 간의 주요 역할은 음식물로 섭취한 영양소를 몸에 필요한 형태로 합성하고 저장하며, 알코올이나 약물 같은 해로운 물질을 해독하고, 담즙을 생성하여 지방 소화를 돕고, 혈액 응고에 필요한 단백질을 만들며, 면역 기능을 조절하는 것입니다. 간은 재생 능력이 뛰어나 일부가 손상되어도 나머지 부분이 기능을 대신할 수 있지만, 지속적인 손상으로 간세포가 파괴되고 섬유화가 진행되면 간경화로 발전하여 간 기능이 심각하게 저하되고 간암 발생 위험도 크게 증가합니다. 간염은 말 그대로 간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을 총칭하는 용어입니다. 염증의 원인에 따라 바이러스성 간염과 비바이러스성 간염으로 구분되며, 비바이러스성 간염에는 알코올성 간염과 약물성 간염, 자가면역성 간염, 지방간염 등이 있습니다. 바이러스성 간염은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발생하는 경우로, 현재까지 A형, B형, C형, D형, E형 다섯 가지 주요 간염 바이러스가 알려져 있으며 각각 전파 경로와 임상 경과가 다릅니다. 간염은 증상 지속 기간에 따라 급성 간염과 만성 간염으로 나뉩니다. 급성 간염은 증상이 6개월 이내에 회복되는 경우로, A형과 E형 간염은 대부분 급성으로 나타나며 만성화되지 않습니다. 만성 간염은 염증이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로, B형과 C형 간염은 만성화될 수 있으며 장기간에 걸쳐 간세포를 파괴하여 간경화나 간암으로 진행할 위험이 높습니다. 우리나라는 과거 B형 간염 보유율이 매우 높아 성인의 약 8%에서 10%가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였지만, 1983년부터 B형 간염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1995년부터 국가필수예방접종에 포함되면서 현재는 3% 이하로 크게 감소했습니다. C형 간염도 약 1%의 성인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A형 간염은 최근 20대에서 40대 성인에서 발생이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초기에는 증상이 없거나 감기와 비슷한 증상만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감염 사실을 모르고 지나가기 쉽습니다. 간은 침묵의 장기라 불릴 정도로 문제가 생겨도 통증을 잘 느끼지 못하며, 증상이 나타날 때는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바이러스 감염
A형 간염은 A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발생하는 급성 간염입니다. 주로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통해 구강으로 전파되는 분변-구강 경로로 감염되며, 위생 상태가 좋지 않은 환경에서 집단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감염자의 대변에 바이러스가 배출되므로 화장실 사용 후 손을 제대로 씻지 않고 음식을 만들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습니다. 조개나 굴 같은 패류를 날것이나 덜 익혀서 먹으면 감염될 수 있으며, 해외여행 중 위생 상태가 나쁜 지역에서 식수나 음식을 통해 감염되기도 합니다. 잠복기는 평균 28일 정도이며, 발열과 피로감, 식욕 부진, 구토, 복통 같은 증상이 나타나고 며칠 후 황달이 발생합니다. 소변 색이 진한 갈색으로 변하고 대변 색이 회백색으로 변하는 것도 특징적입니다. 대부분 특별한 치료 없이 회복되지만 드물게 전격성 간염으로 진행하여 간부전이 발생할 수 있으며, 특히 만성 간 질환이 있는 사람이나 고령자는 위험이 높습니다. A형 간염은 한 번 감염되면 평생 면역이 생겨 재감염되지 않으며, 만성화되지 않습니다. B형 간염은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발생하며, 혈액이나 체액을 통해 전파됩니다. 주요 전파 경로는 감염된 산모로부터 신생아에게 전파되는 수직 감염과 오염된 주사기나 의료 기구를 통한 감염, 성 접촉을 통한 감염입니다. 과거에는 수혈을 통한 감염도 있었지만 현재는 헌혈 혈액 검사가 철저하여 매우 드뭅니다. 일상적인 접촉이나 식사, 기침 같은 호흡기 분비물로는 전파되지 않습니다. 잠복기는 평균 60일에서 90일 정도이며, 성인이 감염되면 급성 간염 증상을 보이다가 대부분 회복되지만 약 5%에서 10%는 만성 간염으로 진행합니다. 반면 신생아나 영유아기에 감염되면 90% 이상이 만성화되므로 출생 직후 예방접종이 매우 중요합니다. 만성 B형 간염 환자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간 손상이 서서히 진행되어 20년에서 30년 후 간경화나 간암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C형 간염은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발생하며, B형과 마찬가지로 혈액을 통해 전파됩니다. 과거 수혈이나 혈액 제제를 통한 감염이 많았으나 현재는 거의 없으며, 오염된 주사기 공유나 문신, 피어싱 시 소독되지 않은 기구 사용, 의료 기구를 통한 감염이 주요 경로입니다. 성 접촉이나 수직 감염을 통한 전파는 B형보다 드뭅니다. C형 간염은 급성기에 증상이 거의 없어 감염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으며, 감염자의 약 70%에서 80%가 만성 간염으로 진행합니다. C형 간염 백신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지만, 최근 개발된 직접 작용 항바이러스제로 치료하면 95% 이상에서 완치가 가능해졌습니다. D형 간염은 D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발생하는데, 이 바이러스는 B형 간염 바이러스가 있어야만 증식할 수 있어 B형 간염 환자에게서만 동시 감염이나 중복 감염 형태로 나타납니다. 전파 경로는 B형과 동일하며, D형이 추가로 감염되면 간 손상이 더 심해지고 간경화나 간암으로의 진행 속도가 빨라집니다. E형 간염은 E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발생하며, A형과 마찬가지로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통해 전파되는 급성 간염입니다. 주로 개발도상국에서 발생하며 우리나라에서는 드물지만, 돼지고기나 사슴고기 같은 동물의 간을 날것이나 덜 익혀 먹으면 감염될 수 있습니다. 대부분 자연 회복되지만 임산부가 감염되면 전격성 간염으로 진행하여 사망률이 20%에 이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예방 수칙
A형 간염 백신은 불활성화 백신으로 매우 안전하고 효과적입니다. 6개월에서 12개월 간격으로 2회 접종하면 거의 100%에 가까운 방어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한 번 접종을 완료하면 20년 이상 면역이 지속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과거 우리나라는 위생 환경이 좋지 않아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릴 때 자연 감염되어 면역을 획득했지만, 1970년대 이후 태어난 세대는 위생 환경 개선으로 자연 면역을 획득하지 못해 성인이 되어 감염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20대에서 40대는 항체 보유율이 낮아 예방접종이 권장되며, 만성 간 질환자나 의료 종사자, A형 간염 유행 지역 여행자는 반드시 접종해야 합니다. 2015년부터 생후 12개월에서 23개월 영유아를 대상으로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이 시행되어 무료 접종이 가능합니다. B형 간염 백신은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만든 안전한 백신으로, 1983년 도입된 이후 수많은 사람들을 B형 간염으로부터 보호해 왔습니다. 현재 국가필수예방접종으로 지정되어 모든 신생아가 출생 직후 24시간 이내에 1차 접종을 받고, 생후 1개월과 6개월에 각각 2차, 3차 접종을 받습니다. 3회 접종 완료 후 약 95%에서 항체가 생성되며, 면역력은 최소 20년 이상 지속되고 대부분은 평생 지속됩니다. B형 간염 산모에게서 태어난 신생아는 출생 즉시 B형 간염 면역글로불린과 백신을 동시에 접종하여 수직 감염을 95% 이상 예방할 수 있습니다. 성인 중 과거 접종 기록이 없거나 불확실한 경우 혈액 검사로 항체 유무를 확인하고, 항체가 없으면 3회 접종을 받아야 합니다. 의료 종사자나 혈액 투석 환자, 주사제 약물 사용자, B형 간염 환자의 가족은 반드시 접종해야 합니다. 접종 완료 후에도 항체가 생성되지 않는 경우가 5%에서 10% 정도 있는데, 이런 경우 재접종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C형 간염은 아직 백신이 없어 예방 수칙을 지키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주사기를 공유하지 않고, 문신이나 피어싱을 할 때 반드시 일회용 기구를 사용하거나 철저히 소독된 기구를 사용해야 합니다. 칫솔이나 면도기 같은 개인 위생용품은 다른 사람과 공유하지 않으며, 성 접촉 시 콘돔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의료 기관에서는 감염 관리 지침을 철저히 준수하여 환자 간 교차 감염을 예방해야 합니다. A형과 E형 간염 예방을 위해서는 음식과 물의 위생 관리가 중요합니다. 물은 반드시 끓여 마시고, 음식은 충분히 익혀서 먹으며, 특히 조개나 굴 같은 패류는 반드시 완전히 익혀 먹어야 합니다. 식사 전과 화장실 사용 후에는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하며, 해외여행 시 위생 상태가 좋지 않은 지역에서는 생수를 마시고 익히지 않은 음식이나 길거리 음식을 피하는 등의 예방 수칙을 지켜야 합니다. 만성 간염 환자는 정기적으로 간 기능 검사와 영상 검사를 받아 간경화나 간암으로의 진행 여부를 확인해야 하며, B형 간염은 항바이러스제로, C형 간염은 직접 작용 항바이러스제로 치료하여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고 간 손상 진행을 막을 수 있습니다. 간 건강을 지키기 위해 과도한 음주를 피하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며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간에 부담을 주는 불필요한 약물이나 건강기능식품 섭취를 자제하고, 의사의 처방 없이 여러 약을 함께 복용하지 않아야 합니다.
요약
간염은 간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A형부터 E형까지 다섯 가지 주요 바이러스성 간염이 있으며, A형과 E형은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통해 전파되는 급성 간염이고 B형과 C형은 혈액을 통해 전파되어 만성화될 수 있습니다. A형 간염은 6개월에서 12개월 간격으로 2회 접종하면 거의 100%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20대에서 40대 성인과 만성 간 질환자는 접종이 권장됩니다. B형 간염 백신은 국가필수예방접종으로 신생아가 출생 직후와 생후 1개월, 6개월에 3회 접종받으며, 3회 접종 완료 후 95%에서 항체가 생성되고 면역력은 최소 20년 이상 지속됩니다. C형 간염은 백신이 없어 주사기 공유 금지, 소독된 문신 도구 사용, 개인 위생용품 공유 금지 등으로 예방해야 하며, 최근 개발된 항바이러스제로 95% 이상 완치가 가능합니다. A형과 E형 간염 예방을 위해서는 물을 끓여 마시고 음식을 충분히 익혀 먹으며, 식사 전과 화장실 사용 후 손을 깨끗이 씻고, 패류는 반드시 완전히 익혀 먹어야 합니다. 정기적인 간 기능 검사로 만성 간염을 조기 발견하고 적절한 항바이러스 치료를 받으며, 금주와 적정 체중 유지, 불필요한 약물 섭취 자제가 간 건강 관리의 핵심입니다.